일시종주 39일차 : 구룡령~만월봉오랜만에 선생님들을 뵈어 늦은 시각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침에 늦잠을 자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침 4시쯤 저절로 눈이 떠졌다. 블로그 일기를 쓰다가 바깥에서 인기척이 들려 나가 보니 선생님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시고 계셨다. 백두대간 종주의 끝을 향해가고 있는 요즘, ‘내가 백두대간 일시종주자 중 가장 호화롭게 여행 중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나는 분들도 다 좋은 분들뿐이라 호강도 이런 호강이 없다.구
일시종주 37일차 : 횡계~진고개, 오대산 노인봉내 생애 첫 장거리 산행이 오대산이었다. 19살 당시 입사했던 회사에서는 6주간 신입사원 교육이 진행되었는데, 교육 중에 무박2일로 오대산 종주 산행을 하는 것이 있었다. 첫 무박 산행이었고 첫 도전이었다.어떤 코스로 갔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기억이 나는 건 늦은 오후에 산행을 시작해서 다음날 동 틀 때까지 걸었다는 것, 그리고 엄청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오대산에 단 한 번도 다시 와보지 않았다. 그렇게 9년이 지난 오늘, 다시 이 곳을 찾았다.오전 06시 40분,
일시종주 26일차 : 묘적령~죽령“이렇게 추울 수가 있을까?”알람이 울리고 1시간이 넘도록 추위에 벌벌 떨었다. 침낭 밖으로 나올 생각은 하지도 못 하며 손바닥을 비비며 추위를 녹이려 애를 쓰지만 추위를 떨치는 게 쉽지 않다. 설상가상, 오늘은 비가 안 온다고 했는데 텐트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그리고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가 꽤나 크게 들린다. 묘적령 구간이 쉽지 않다고 하기에 오늘은 새벽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했는데, 결국 추위를 못 이겨 오늘은 푹 자고 죽령까지만 가는 거로 계획을 변경했다.몇 시간을 더 자고 일